일본 수출이 중단되는 다섯 가지 이유
통관·표시·인증·품질·환율, 반복거래를 가로막는 위험에 대비하려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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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본 수출은 첫 계약보다 ‘두 번째 주문’이 더 어렵다. 어렵게 튼 거래가 끊기는 이유는 대개 다섯 가지 — 통관 위반, 표시·광고 규제, 인증 누락, 품질·납기 신뢰, 가격 경쟁력 — 로 모인다.
일본 바이어는 공급사를 신중하게 고르는 대신, 한번 거래를 시작하면 오래 간다. 반대로 말하면 한 번의 사고가 오랜 관계를 끝내는 시장이기도 하다.
아래 다섯 가지 이유는 일본 정부 통계, 현지 법률사무소 자료, 전시회 주최사와 KOTRA 무역관의 현장 조언을 바탕으로 정리했다. 각 사례는 실제 기업명 대신 자료에 나온 유형을 재구성했다.
하나. 통관에서 멈춘다 — 식품위생법 위반
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5년도 수입식품 신고는 약 253만 건, 이 가운데 식품위생법 위반은 791건이었다. 한국산은 38건으로 중국·미국·베트남에 이어 4번째로 많았다(후생노동성).
위반의 65%는 성분·규격 기준(제13조) 위반이었다. 한국에서는 문제없는 첨가물이나 잔류농약 수치가 일본 기준에서는 부적합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.
실패 유형 — 한국 내수용 배합 그대로 가공식품을 보냈다가 일본에서 허용되지 않는 첨가물이 검출돼 통관이 거부된다. 물량은 폐기·반송되고, 이후 같은 품목의 검사가 까다로워지면서 바이어가 다음 발주를 보류한다.
둘. 광고 한 줄이 판매를 막는다 — 표시·광고 규제
화장품·건강식품은 일본 약기법과 경품표시법의 적용을 받는다. 한국어 용기 그대로의 출하, ‘치료한다’ 같은 질병 암시 표현, 광고임을 밝히지 않은 인플루언서 게시물은 모두 위반이 될 수 있다(아츠미·사카이 법률사무소).
화장품은 정해진 56개 효능 범위 안에서만 표시할 수 있다.
일본어 라벨을 다시 붙이는 작업도 ‘제조’에 해당해 허가가 필요하다.
허위·과대광고는 해당 제품 매출의 4.5%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.
실패 유형 — 한국에서 통한 SNS 문구를 그대로 번역해 쓰다가 수입판매원이 행정조치를 받는다. 문제가 된 것은 제품이 아니라 광고였지만, 판매원은 더 이상 그 브랜드를 맡지 않는다.
셋. 인증 하나가 빠졌다 — PSE 등 강제인증
일본에서 판매하는 전기제품은 전기용품안전법에 따른 PSE 인증이 의무다. 특정 제품은 공장 심사까지 필요한 마름모 PSE, 나머지는 자기적합선언 방식의 원형 PSE를 받는다(보안뉴스).
실패 유형 — 리튬 배터리가 들어간 미용기기를 본체 인증만 받고 보냈다가, 배터리 인증이 빠진 것이 드러나 판매가 중단된다. 복합 제품은 부품별로 각각 인증이 필요할 수 있다.
넷. ‘안심’을 잃었다 — 품질·납기·사후대응
RX JAPAN의 이명구 총괄은 일본 바이어가 단가보다 불량률·납기·사후 대응·기존 제품과의 호환성을 중시한다고 설명했다. "가장 저렴한 공급사보다 안심할 수 있는 공급사를 찾는다"는 것이다(산업일보).
KOTRA가 일본 수입벤더들을 인터뷰한 결과에서도 성실함, 납기 준수, 정기적인 신제품 개발이 장기 협업의 조건으로 꼽혔다(CNC뉴스).
실패 유형 — 첫 선적 품질은 샘플과 같았지만, 두세 번째 선적부터 색상·포장이 달라진다. 클레임에 대한 원인 보고와 재발 방지책이 늦어지자, 바이어는 조용히 기존 공급사로 돌아간다.
다섯. 가격 경쟁력이 무너졌다 — 엔저와 중국산
엔저와 수입물가 상승은 한국 제품의 일본 내 판매가를 끌어올린다. 단가만 놓고 보면 한국 제품은 중국산에 불리하고,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쓰는 일본 소비자도 늘고 있다(CNC뉴스).
한 예로 일본 관서 지방 대형 유통사 코난상사의 자체브랜드(PB) 상품은 중국산이 70% 이상인 반면 한국산은 1.87%에 그쳤다(2016년 기준, 산업일보).
실패 유형 — 가격을 무기로 입점했지만 환율이 바뀌자 마진이 사라진다. 단가 인상을 요청하자 바이어는 더 싼 중국 공급선으로 교체한다. 가격 외에 내세울 것이 없었던 것이 근본 원인이다.
한눈에 보는 중단 요인과 예방책
다섯 가지 중 앞의 세 가지는 수출 전에 막을 수 있는 ‘규제 리스크’이고, 뒤의 두 가지는 거래 중에 관리해야 하는 ‘관계 리스크’다.
중단 요인 | 언제 터지나 | 예방책 | 도움 받을 곳
식품위생법 위반 | 통관 검사 | 일본 기준으로 배합·첨가물·잔류농약을 사전 검토, 수출 전 시험성적서 확보 | aT, 식품 수출 지원기관
표시·광고 규제 | 판매·홍보 단계 | 일본어 라벨·효능 문구·SNS 광고를 현지 법령에 맞춰 새로 설계 | 현지 수입판매원, 법률 자문
강제인증 누락 | 입점·판매 단계 | 부품별 인증 대상까지 확인, 인증비는 수출바우처 활용 | 시험인증기관, 수출바우처
품질·납기 신뢰 | 두세 번째 선적 이후 | 선적별 품질기록, 클레임 48시간 내 원인·대책 보고 체계 | 해외지사화사업(현지 대응)
가격·환율 | 재계약·단가 협상 | 환율 변동 조항을 계약에 넣고, 가격 외의 차별점(디자인·아이디어·A/S) 확보 | 무역보험공사 환변동보험
표의 예방책과 지원기관은 일반적인 대응 방향이다. 구체적인 규제 요건은 품목별로 다르므로 수출 전 전문기관 확인이 필요하다.
맺음말
일본 수출이 멈추는 순간은 대개 요란하지 않다. 통관 거부 한 건, 광고 문구 한 줄, 빠진 인증 하나, 늦어진 클레임 답변 하나가 쌓여 바이어의 ‘안심’이 사라지면, 주문은 조용히 끊긴다. 일본 시장에서는 첫 수출을 위한 준비만큼, 두 번째 주문을 지키는 준비가 중요하다.
원고 참고자료
令和7年度 輸入食品監視統計 — 일본 후생노동성(2026.08)
식품·화장품의 법규제와 실무 대응 — 아츠미·사카이 법률사무소(2026.07)
대일 수출 보안제품, PSE 인증을 챙겨라 — 보안뉴스(2018.07)
“일본 시장, 품질·신뢰·대면 확인이 거래의 출발점” — 산업일보(2026.07.20)
일본 소비재 수입 벤더가 꼽은 K-뷰티의 경쟁력과 기회는? — CNC뉴스(2024.10.28)
KOTRA, 韓 소비재 기업 대형 유통망 진출 지원 — 산업일보(2016.09.29)
편집자 주 편집자 주: 각 실패사례는 특정 기업의 실제 사건을 지칭하지 않는 재구성 사례다. 통계·행정처분·인증·과징금 적용 여부와 기준은 제품 및 시점에 따라 다르므로 통관·인증 전문가와 공식기관에서 확인해야 한다. 특히 PSE는 모든 전기제품에 일괄 적용되지 않고 대상 품목별로 구분된다.
원고에 명기된 보도자료와 참고문헌을 바탕으로 작성했으며 사례별 보도 당시 수치임을 표시했습니다.